강아지 양육 TIP

또복이와 시작한 아주 특별한 여행

bogibooks 2025. 7. 21. 16:33

또복이

 

 

"강아지는 정말 천사야. 키우기도 쉽고, 사랑만 주면 돼."

 

언니가 그렇게 말했을 때, 나는 정말 그런 줄 알았어요. SNS에 올라오는 예쁜 강아지 사진들을 보면서 '나도 저런 일상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했거든요. 출근길이 우울할 때마다, 야근으로 지친 저녁마다 '집에 반겨줄 누군가가 있다면' 하고 상상했어요. 그런데 정작 작고 떨리는 강아지를 품에 안고 집에 왔을 때, 저는 완전히 멘붕이었어요.

 

"이제 어떻게 하지?"

 

강아지는 새로운 환경에 겁을 먹고 구석에 웅크리고 있고, 저는 어떻게 달래야 할지 몰라서 그저 멀찍이서 바라보기만 했어요. 밤새 "낑낑" 우는 소리에 잠도 못 자고, 아침에 일어나서 곳곳에 남겨진 '선물'들을 발견할 때마다 '내가 너무 성급했나?' 싶었죠.

 

첫 주는 정말 힘들었어요. 회사에서도 집중이 안 되고, 퇴근하면 또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걱정되고. 친구들에게 SOS를 쳤지만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라는 위로뿐이었어요.

 

그때 깨달았어요. 사랑하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걸요. 강아지가 어떤 기분인지, 뭘 원하는지, 어떻게 표현하는지 알아야겠더라고요. 마치 새로운 언어를 배우는 것처럼요.

 

그래서 미친 듯이 공부했어요. 유튜브 영상을 밤새 보고, 강아지 관련 책들을 주문하고, 동물병원에서 수의사 선생님께 이것저것 물어봤어요. 처음엔 정말 어려웠어요. 꼬리를 흔드는 게 기쁜 건지 불안한 건지도 모르겠고, 왜 갑자기 짖는지도 이해할 수 없었거든요.

하지만 조금씩, 정말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했어요. 우리 아이가 배를 보이며 뒹굴 때는 안전하다고 느낀다는 걸 알게 됐고, 특정 소리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이유도 이해하게 됐어요. 그러면서 정말 신기한 일이 일어났는데, 서로를 알아가니까 진짜 소통이 시작된 거예요.

 

이제는 아침에 눈뜨면 제일 먼저 찾아와 얼굴을 핥아주고, 제가 우울한 날엔 조용히 무릎에 턱을 올리고 위로해줘요. 퇴근길이 기다려지고, 주말 산책이 이렇게 행복할 줄 몰랐어요.

 

이 글을 쓰게 된 건, 바로 이런 마음 때문이에요. 지금 저처럼 '강아지와 함께하는 삶'을 꿈꾸고 있을 분들, 혹은 이미 시작했지만 막막함을 느끼고 있을 분들을 위해서요. 제가 그 시간을 겪으면서 '아, 이걸 미리 알았더라면' 했던 것들을 나누고 싶었어요.

 

완벽한 집사가 되는 비법을 알려드리는 건 아니에요. 저도 아직 배우는 중이거든요. 대신 함께 고민하고, 함께 배워가고 싶어요. 처음 만나는 그 순간의 떨림에서부터, 서로의 마음을 열어가는 과정까지. 때로는 힘들고 답답하겠지만, 그만큼 특별한 순간들도 많이 있을 거예요.

 

강아지를 키운다는 건 단순히 귀여운 동물 하나를 돌보는 게 아니예요.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완전히 다른 존재와 같은 공간에서 가족이 되어가는 여행 같은 거예요. 그 여행에서 길을 잃을 때도 있고, 예상하지 못한 일들을 마주할 때도 있지만, 그 모든 게 소중한 추억이 돼요.

 

지금도 생각나는 순간들이 있어요. '또복아' 라고 부르니까 처음으로 달려온 날, 아픈 제 발을 계속 핥아주던 밤, 견생 첫 번째 눈 내리는 오후. 그런 작은 순간들이 쌓이면서 어느새 우리 또복이는 제 인생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답니다.

 

물론 아직도 어려운 날들이 있어요. 갑자기 아픈 날엔 당황스럽고, 말썽을 부릴 때면 화가 나기도 해요. 하지만 그런 순간들조차도 우리만의 스토리가 되더라고요.

 

이 글이 여러분의 여행에 작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모든 답을 가지고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나만 이런 고민을 하는 게 아니구나' 하는 위로는 드릴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여러분이 앞으로 만들어갈 따뜻한 일상들을 진심으로 응원해요.

 

지금 이 글을 읽고 계시다는 건, 마음 어딘가에 설렘과 걱정이 함께 있다는 뜻이겠죠? 그 마음, 너무 잘 알아요. 이제 함께 시작해볼까요? 우리의 첫 번째 가족을 만나러 가는 이 특별한 여행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