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집 멍멍이는 열일곱' 리뷰 - 열일곱 살 쿠리와의 하루하루가 나에게 준 것들

우리 집 멍멍이는 열일곱 - 반려견과 살아가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날들
저자 사에타카
번역 권남희
출판 시공사
발행 2025.01.20.
어느 날, 책방 한켠에서 조용히 나를 부른 책이 있었어요. 표지부터 왠지 모르게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 책. 『우리집 멍멍이는 열일곱』이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목이 살짝 메었습니다.

“우리 쿠리는 특별할 것 없는,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믹스견이다.”
쿠리의 이야기는 정말 평범하고 조용해요.
하지만 그래서 더 찡하게 다가오는 것 같아요.
특별하지 않아도, 가족이란 이유 하나로
그저 곁에 있어준 존재.
그 존재가 무려 ‘열일곱 살’이라니요.
“우리 쿠리는 특별할 것 없는,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믹스견이다. 조금 겁이 많고, 고집이 세고, 츤데레였다.”
사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웃음이 나면서도 울컥했습니다. 우리 집 반려견 ‘또복이’도 바로 그런 아이거든요. 똑똑하거나 훈련이 잘 되어 있지는 않지만, 가족을 바라보는 눈빛 하나로 우리 집 공기를 따뜻하게 만들어 주는 그런 존재. 그런 ‘평범한 아이’가 열일곱 살까지 곁에 있어 주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반려견은 많은 것들을 알고 있다. 노령견이 되어 눈과 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돼도 쿠리는 언제나 가족을 지켜봤다.”
이 부분은 정말... 마음에 깊이 와닿았어요. 쿠리가 눈이 보이지 않아도, 귀가 들리지 않아도 여전히 가족을 기억하고, 안심하고, 사랑한다는 것. 그리고 그런 쿠리의 신호를 읽어내는 보호자의 마음이 너무도 다정했어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사랑, 그것이 반려동물과 사람 사이에 분명히 존재한다는 걸 다시금 느낍니다.
“노령견의 귀여움은 대체 끝이 어딜까?”
이 문장에서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났어요. 기저귀를 입은 노령견이 귀엽다고, 이불에 실수한 게 감동이라고 말할 수 있는 가족. 평범한 사람이라면 이해 못 할 수도 있지만, 함께 사는 사람에게는 하루하루가 기적이고 선물이잖아요. 사랑은 결국 ‘보는 눈’을 바꾸는 마법 같은 힘인 것 같아요.
“쿠리는 '하지 않는' 노령견이 됐다. 하지만 그런 건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산책도, 짖는 것도, 밥을 먹는 것도 ‘하지 않게 된’ 쿠리. 하지만 여전히 귀엽고, 사랑스럽고, 행복하다는 말에 저는 위로를 받았습니다. 나이 들어가며 하나씩 내려놓게 되는 것들 속에서도, 우리 존재는 그 자체로 존중받고 사랑받아야 하니까요.

“오늘은 쿠리랑 이만큼이나 걸었어!”
열일곱 살의 노령견이 단 10미터를 걸었다는 것. 그것만으로도 하루를 환하게 만들어 준다니. 이 얼마나 겸손하고 순수한 기쁨인지요. 우리가 당연히 여기던 것들이 더는 당연하지 않게 되었을 때, 그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이었는지를 깨닫게 해주는 그런 순간.
책을 읽는 내내, 눈물도 나고 웃음도 나고, 마음이 몽글몽글해졌습니다. 반려견을 키우는 분들은 물론, ‘함께 나이 들어가는 삶’에 대해 생각해본 적이 있는 분이라면 누구든 깊은 공감을 하실 거예요.
‘죽음’이나 ‘이별’이라는 단어 대신, 이 책은 ‘또 보자’라는 인사로 끝맺습니다. 반려견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법을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더 사랑스럽게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는 책이었어요.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얼마나 눈부시고 소중한지 깨닫게 됩니다.
이 책은 반려견과의 ‘이별을 준비하는 방법’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오늘을 어떻게 사랑할 것인가’를 알려주는 책이에요. 🌿
📚 이런 분들께 추천해요
- 노령견과 함께 살고 계신 분
- 반려동물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분
- 따뜻하고 다정한 에세이를 찾는 분
- 강아지를 사랑하는 모든 보호자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