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내 개와 나는 작별 인사를 나눌 필요가 없다.
우리는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서로에게 거짓이 없기 때문이다.”
– 파블로 네루다 (Pablo Neruda), A Dog Has Died (1972, 칠레)

"사랑에는 거짓이 없고, 진심은 영원하다"
시인은 슬픔을 노래하면서도, 동시에 평온함을 말한다.
그 이유는 —
서로에게 한 점의 거짓도 없었기 때문이다.
강아지는 언제나 진심으로 사랑하고, 그 감정엔 조건도 위선도 없다.
그 사랑을 경험한 인간만이,
‘죽음이 끝이 아니다’라는 걸 이해하게 된다.
사랑하는 이의 죽음은 단순한 이별이 아니라,
진정한 관계가 가진 영원성을 보여주는 이벤트다.
함께한 시간이 사랑의 완성이며,
작별은 설명할 필요 없는 진심의 증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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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가 죽었습니다”(파울로 네루다 시)
“개가 죽었습니다”(파울로 네루다 시)
제 개가 죽었습니다.
그를 녹이 슨 오래된 기계 옆,
정원에 묻었습니다.
언젠가 제가 거기에서 그와 합류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그가 털이 난 외투를 입고 가버렸습니다.
그의 고약한 습관도, 그의 차가운 코도 함께 가버렸습니다.
그리고, 유물론자인 저는 어떤 인간에게도
하늘에 천국이 있다는 사실을
결코 믿은 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저는 제가 결코 들어가지 않을 천국을 믿습니다.
그렇습니다. 저는 모든 견공犬公들을 위한 천국이 있다는 사실을 믿습니다.
제 반려견이 우정의 상징으로 부채같이 큰 꼬리를 흔들려
저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는 곳입니다.
아, 저는 여기 지상에서 슬픔에 관해 말하지 않겠습니다.
결코 비굴한적이 없는
동반자를 잃은 슬픔말입니다.
저에 대한 그의 우정은
권위를 스스로 억누루고 있는 호저豪豬처럼,
필요이상으로 친한 척 하지 않는,
결코 과장하는 않는,
멀리 떨어져 빛나는 별의 우정과 같습니다.
그는 제 옷에 올라가
자신의 털이나 옴을 옮긴적이 없습니다.
그는 결코 섹스에 사로잡힌 다른 개들처럼
제 무릎에 대고 문지른적이 없습니다.
그러지 않았습니다. 제 반려견은 저를 응시하면서
제가 필요한 관심을 줍니다.
저처럼 허망한 인간이
‘개로서’ 그가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해시키기 위해, 필요한 관심입니다.
그러나, 그의 눈은 제 눈보다 훨씬 순수합니다.
그는 저만을 위해 예약된 시선으로
계속해서 저만 응시합니다.
그의 달콤하고 털복숭이 생명은
항상 제 곁에서, 저를 괴롭히지 않고
저에게 무엇을 요구하지도 않았습니다.
아, 제가 그의 꼬리를 얼마나 부러워했는지!
우리가 이슬라네그라에서 보낸 외로운 겨울,
그 해변에 함께 산책할 때입니다.
겨울을 나기 위해 온 철새들이 하늘을 메우고
털이 많는 제 반려견은 바다의 움직임처럼
엄청난 힘으로 이리저리 뛰어 다니고 있었습니다.
아, 기쁘다, 기쁘다, 기쁘다.
오직 개들만이
누구를 부끄러워지 않고 자율적으로
행복해 질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습니다.
지금 죽은 제 반려견을 위해 작별인사는 없습니다.
우리는 지금도, 영원히 서로에게 죽지 않기 때문입니다.
자, 지금 그는 가버렸습니다. 제가 그를 묻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전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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