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움직이는 건 당근(급여)이 아니라 성취감이다."
- 프레더릭 허츠버그, 1968

1959년 피츠버그, 역설적인 질문
1959년 여름, 피츠버그 철강 공장. 심리학자 프레더릭 허츠버그(Frederick Herzberg, 38세)는 노동자 200명을 인터뷰했다. 그는 이상한 패턴을 발견했다.
"언제 일이 가장 만족스러웠나요?"
엔지니어 존이 말했다.
"새로운 기계 설계에 성공했을 때요. 정말 뿌듯했어요!"
"언제 가장 불만족스러웠나요?"
"화장실이 더러울 때요. 급여가 낮을 때요."
허츠버그는 혼란스러웠다. '만족의 반대가 불만족이 아니네? 완전히 다른 요인들이잖아!' 그는 2,000명을 추가 조사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만족과 불만족은 별개의 차원이었다.
두 개의 축
허츠버그는 발견했다. 직무 만족은 두 개의 독립적인 축으로 이루어진다.
하나는 동기요인 (만족 유발)으로 성취, 인정, 일 자체, 책임, 성장과 같은 것들이다. 동기요인의 특징은 '있으면 만족감'을 주지만 없다고 해도 불만족스러운 건 아니다(그냥 무덤덤)라는 사실이다.
다른 하나는 위생요인 (불만족 유발)으로 급여, 근무환경, 회사 정책, 상사와 같은 것들이다. 위생요인은 '나쁘면 불만족'을 주지만 '좋아도 만족감을 주는 건 아니다(그냥 불만 없음)'라는 특징을 지닌다.
1965년, 스탠퍼드 교수의 실험
1965년 스탠퍼드, 한 교수가 허츠버그 이론을 시험했다. 그는 프로그래머 50명을 두 그룹으로 나눴다. 그룹 A에게는 2배의 급여와 최신 사무실, 무료 식사를 제공했고, 그룹 B에게는 평범한 급여를 주되 중요한 프로젝트와 자율성, 인정을 제공했다.
6개월 후 그룹 A는 불만은 없지만 의미를 느끼지 못했고, 그룹 B는 급여가 적어도 "급여는 적지만 매일 의미 있어요. 이 프로젝트가 세상을 바꿀 거예요!" 라며 매일 자신의 일에서의 의미를 느꼈다. 1년 후 이직률은 그룹 A가 40%, 그룹 B가 5%로 극명한 차이를 보였다. 허츠버그는 이를 통해 급여나 환경 같은 위생요인은 불만을 막을 뿐이며, 의미와 성취 같은 동기요인만이 진정한 만족을 준다는 것을 증명했다.
1975년, 소련 공장의 실패
1975년 소련 정부는 공장 노동자들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급여를 50% 인상하고 최신 설비를 제공했다. 그러나 6개월 후 생산성은 겨우 5%만 증가했다. 당황한 소련 관리는 "모든 걸 줬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느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허츠버그는 자문을 통해 "위생요인만 개선했을 뿐 동기요인은 어떠냐"고 반문했다. 그는 노동자들이 자부심과 성취감을 느끼는지, 인정받고 있는지를 물었다. 소련 관리는 "그런 건 중요하지 않고 돈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허츠버그는 "그래서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련은 1991년 결국 붕괴했고, 일부 경제학자들은 여러 원인 중 하나로 동기요인을 무시한 점을 꼽는다.
1998년, 실리콘밸리 닷컴 버블
1998년 실리콘밸리. 닷컴 기업들이 직원 유치 경쟁을 벌였다. 탁구대, 무료 식사, 안마 의자, 주 4일 근무...한 스타트업 CEO는 "우리는 최고의 복지를 제공해요! 직원들이 행복할 거예요!" 라며 으스레를 떨었지만 2년 후 그 회사는 망했다. 회사의 이직률 70%에 달했던 것. 퇴사했던 한 직원이 말했다.
"탁구는 재미있었어요. 근데... 일은 의미가 없었어요. 사실 우리는 우리가 만드는 게 뭔지도 몰랐죠."
반면, 구글은 달랐다. 물론 복지도 좋았지만(위생요인), 더 중요한 건 그들이 직원들에게 제공한 "20% 시간"이었다. 직원들은 근무시간의 20%를 자기 프로젝트에 쓸 수 있었다(동기요인). 그결과 구글의 대표적인 서비스라고 할 수 있는 Gmail, Google News가 여기서 나왔다. 구글 한 엔지니어는 말한다.
"복지도 좋지만, 진짜 좋은 건 내가 중요한 일을 한다는 느낌이에요."
2020년, 코로나의 역설
2020년 팬데믹. 많은 회사가 근무방식을 재택근무로 전환했다. 그러자 흥미로운 현상이 나타났다.
재택근무가 확산되면서 홈오피스 환경, 인터넷 속도, 업무 경계 모호 같은 위생요인으로 인한 불만이 증가했다. 하지만 만족도는 회사마다 달랐다.
C사는 단순히 "집에서 일하세요"라고만 했고, 직원들의 만족도는 하락했다. 반면 D사는 매주 팀 회의에서 각자의 성과를 인정하고, 중요한 프로젝트를 할당하며, 자율성을 높였다. D사 직원들은 "집 환경은 불편하지만 일은 더 의미 있다"며 전체적으로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는 위생요인이 악화되더라도 동기요인이 증가하면 만족도가 높아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허츠버그의 주장대로 위생요인과 동기요인은 독립적으로 작용하며, 진정한 만족은 동기요인에서 나온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2000년 1월, 78세 허츠버그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 한 인터뷰 내용이다.
"1959년 피츠버그에서 이 작업을 시작했어요. 41년 후 깨달은 건, 사람들이 여전히 착각한다는 거예요. '직원 행복은 높은 급여와 좋은 환경'이 아니에요. 그건 불만을 막을 뿐이에요(위생요인). 진짜 행복은 의미 있는 일, 성취감, 인정에서 와요(동기요인). 급여를 2배로 올려도 만족도는 20%만 오릅니다. 하지만 일의 의미를 주면 만족도는 200% 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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