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안함엔 시간이 필요하다

"노견은 오래된 신발과 같아서 편안하다.
그들은 모양이 조금 흐트러지고 끝 부분이 조금 닳았을지 모르지만,
나에게 잘 맞는다."
– 보니 윌콕스 (Bonnie Wilcox)

 

 

편안함엔 시간이 필요하다

 

새 신발은 예쁘지만 어색해.
딱딱하고 낯설고, 발을 아프게 하지.
그런데 오래 신은 신발은 달라.
발에 맞게 늘어나고, 내 걸음에 익숙해져 있어.

 

나이든 개도 마찬가지야.
젊은 시절처럼 힘차게 뛰진 못하지만,
내 마음의 작은 변화도 먼저 알아봐주지.
나보다 먼저 늙어가는 존재를 바라보는 건
슬픈 일이지만, 동시에 가장 따뜻한 경험이기도 해.

 

함께한 시간이 만든 주름,
같이 감당했던 시간의 무게가
서로를 더 ‘잘 맞게’ 만들어줘.

삶이란 이별을 향해 걷는 여행이지만,
그 길 위에서 우리는
서로에게 점점 더 편안한 존재가 되어가.

 

그래서 너를 안고 있을 때, 

나는 아주 조용한 감동을 느껴. 

네가 내 인생에 남겨준 발자국은

어쩌면 가장 깊고 부드러운 흔적이 아닐까 싶어.